[단독] 1000만 팔로우 DB손보, 사고시 고객 손해 '종용'

-교통사고 대응, 자사 고객 입장 외면
-분심위 결과, 현장과 다른 경우 많아

엄지희 기자 승인 2021.07.29 15:23 | 최종 수정 2021.07.29 15:25 의견 0
[사진=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의 손해사정사가 자사의 보험에 가입하고 교통사고가 난 고객에게 과실비율 100%를 받아들이라고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결국 고객의 강력한 요청으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심의위원회(이하 분심위)'의 조정을 거친 결과 9:1의 과실비율이 책정됐다.

손해보험사가 행정편의를 이유로 부당하게 고객에게 손해를 감수시키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제보자 A씨는 DB손보 손해사정사가 사고를 당한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과실비율 100%를 받아들이라며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월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제보자의 보험사인 DB손보 측은 A씨에게 10의 과실을 통보했다. A씨는 주행 중 측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상황에서 100%의 과실비율은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해 인정할 수 없다며 DB손해보험에 9대 1이나 8대 2의 과실비율을 주장했다.

DB손해보험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100%의 과실비율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결국 A씨는 DB손해보험의 판단 결과에 반발해 분심위에 접수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후 DB손보는 태도를 바꿔 9대 1, 8대 2를 주장하겠다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분심위에서는 A씨가 주장한 9대 1의 과실 비율이 나왔다.

A씨는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들어둔 보험인데, 막상 사고가 나니 내 편은 아무도 없고 홀로 고군분투하는 것 같다”며, “보험사끼리 과실을 정하고 빨리 사고를 처리하려는 데에만 집중해 고객은 뒷전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강하게 말을 하고 분심위에 간다고 해야 내 보험사가 내 편을 들어주는 것 같았다”며, “그 과정에서 인정할 수 없다는 불편한 말을 계속 해야 하고, 분심위 결과는 6개월이나 기다려야 해 수고로움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분심위에 들어가면 보험회사가 과실비율 분쟁심의위원회에 접수를 하고 위원회에서 심의 결정을 내린 후 결과를 통보할 때까지 6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이후 심의결정 수용 또는 소송으로 분쟁이 마무리될지 혹은 지속될지 정해진다.

업계에서는 분심위에 들어가면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까다로워져 분쟁위에 들어가기 전에 보험사 선에서 빠르게 마무리 짓는 것을 선호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7년 분심위가 조성된 이후 지금까지 62만건의 심의가 청구돼 의결됐다. 심의 청구·의결 건수는 2015년 4만3000여건에서 작년 10만4077건으로 급증했다. 이 중 95%는 분심위의 결과를 수용했고, 나머지 5%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소송했다.

과실분쟁의 발생이유로는 보험사의 설명 및 응대에 대한 불만으로 보험사가 제시하는 과실비율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 보험사 및 과실비율에 대한 왜곡된 여론으로 보험사를 불신하는 경우 등이 있다고 분심위는 설명했다.

분심위에는 자동차보험 과실분쟁소송 전문 변호사 50인으로 구성된 심의위원이 있다. 판사 또는 검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고, 변호사로서이 직무를 3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변호사가 자격 조건이다. 분심위는 차량 간 사고에 대해서만 심의하며 법정 구속력은 없다. 심의 후 14일간 이의가 없으면 민사상 화해로 보고 분쟁은 종결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분쟁이 발생해 분심위에 가면 각계 전문가들이 조정을 하는데, 그 결과가 애초에 보험사가 내린 과실 비율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며, “사고 과실 비율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니어서 상황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 정답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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