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품은 '용진이형', 국내 유통 판 바꾼다

-신세계, 지난 6월 이베이코리 인수
-수익금, 해외 나가는 쿠팡·11번가·배민과 대조

김예진 기자 승인 2021.07.29 15:47 | 최종 수정 2021.07.29 15:48 의견 0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베이코리아가 신세계의 품에 안기며, 순수 국내 자본으로 운영되는 대형 이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났다. 인수 가격이 고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쿠팡, 11번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등 대부분의 국내 이커머스 공룡들은 해외 기업이 대주주거나, 모회사가 해외 그룹이여서 수익금 일부가 해외로 빠져나간다. 반면, 미국이 모회사인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토종 기업 신세계에 흡수되며, 그 수익금이 대부분이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지난달 24일 신세계그룹은 약 3조 4400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의 주인이 됐다. 롯데쇼핑, 사모펀드 MBK 등과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 참여 이후, 3개월 간의 경쟁 끝에 국내 이머커스 2위이자 유일한 흑자 기업을 얻었다. 신세계는 국내 전통 유통사여서 이베이코리아의 막대한 영업이익은 이제 국내 기업의 손에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대형 이커머스사로 우뚝 선 쿠팡은 창사 이후 여러 차례 해외 자본이 투입됐다. 2014년 미국 세콰이어 캐피탈에서 1억달러, 미국 블랙록에서 3억달러,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0억달러 등 자금을 수혈받았다. 이후 2018년 20억달러를 추가 투입해 한화 3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받았다. 쿠팡의 대주주인 손정의 회장은 재일교포로, 쿠팡의 국적 논란도 끊임없이 나왔다.

나아가 지난 3월 쿠팡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본사는 국내, 지주사는 미국이 됐다. 대한민국 유통가를 주름잡는 쿠팡은 이미 전 수익금이 국내와 일본으로, 현재는 미국까지도 나눠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는 지속되는 적자에 매각 실패 등을 겪던 중 직구족으로 전략을 돌려 지난해 11월 미국 아마존과 맞손을 잡았다. 11번가의 지분 일부를 아마존이 투자하는 형식으로 제휴관계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한국의 아마존 접근성을 높여 해외 직구 어려움을 대폭 낮추고, 아마존의 AI쇼핑 등 아마존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에서 선보이게 됐다. 다만, 아마존과의 제휴로 11번가 역시 수익금 일부는 미국으로 흘러간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는 본거지가 독일이다. 또 딜리버리히어로의 최대 주주인 내스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터넷/언론출판 미디어 기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회사로, 초창기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를 내세우며 국내 배달앱 강자로 출발했지만 친정집이 독일로 바뀌며 국내와 독일, 남아공이 각각 배달의민족의 수익금을 나누고 있다.

이들 회사와 다르게 순수 국내 기업인 이마트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뒤쳐진 이커머스 사업력을 대폭 향상하게 됐다. 국내 대형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한 흑자를 내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만 830억원에 달한다.

인수액은 약 3조 4400억원이여서 '성공적인 인수냐' 또는 '독이 든 성배냐' 등 인수 관련 잡음은 많지만, 오프라인 유통 명가와 이커머스 2위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정용진 부회장의 큰 그림이 앞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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